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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읽는 여자

정유정 <7년의 밤>-몰아치는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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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어마어마한 필력에 대해서는 익히 소문을 듣고 있었지만 좀체 기회가 닿지 않아(소설을 멀리하고 다른 장르를 한창 읽을 때라...) 베스트 셀러에 올랐을 당시에는 작품을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 후배가 “꼭 읽어야 한다”며 추천한 <28>을 읽고, 그 몰아치는 에너지에 넉다운 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멈출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독자를 잡아당기는 그 무시무시한 흡입력, 복받치고, 격해지고, 터질 듯 타올랐던 긴장감, 아... 독서가 이렇게 힘든 노동이었나 싶을 정도로 혼을 빼앗긴 느낌이었다.


그 후로 <종의 기원>, <7년의 밤>까지 내쳐 읽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엄청난 이야기의 힘이 버거워서 잠시 쉬고 있던 중 <7년의 밤>이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책을 폈다. 그리고.... ... .


책장을 몇 장 넘기지도 않아 또 한 번 몽땅 정신을 뺏기고 말았다. 아...초반부터 이러시면... ..!


<7년의 밤>은 살인자와 살인자의 아들, 죽은 딸의 복수를 꿈꾸는 아버지, 그리고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죄와 복수의 파노라마이다. 7년의 밤 동안 숨겨왔던 어마어마한 비밀과 그 고통스런 진실에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모습은 마치 산채로 지옥불의 심판을 받고 있는 자들인양 처절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자, 

누구에게나 있는 자신만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이며,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낸

 ‘무엇’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유정 작가-


자칫 리뷰랍시고 세세히 줄거리를 풀어놓는 것이 스포일러가 될 만큼 <7년의 밤>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힘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책 속의 활자들이 저절로 영상지원이 되는 듯 실감나는 묘사, 그러면서도 한 치의 잉여가 없는 촘촘한 이야기, 동시에 경탄할 수 밖에 없는 문학적 표현과 문장력은 정유정 작가를 이 시대 최고의 소설가로 꼽기에 족한 이유다. 한국을 넘어 해외의 독자까지 충분히 매료시킬 만큼, 아니 나아가 동시대 세계 문학계에서도 반열에 오를 만큼 모자람이 없다.


   

<7년의 밤>을 읽은 제작자라면 누구나 원작을 욕심낼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 기대만큼이나 장동건, 류승용, 고경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캐스팅되었다. 과연 영화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