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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ma 이야기/아로마의 역사

③아라비아를 넘어 유럽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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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두스는 정확하고 올바른 아로마 상식을 지향합니다.

 비잔틴 제국 말기에 이르자 그리스-로마의 위대한 업적들은 

아라비아로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증류법의 아버지 ‘아비세나(Avicenna)’

 13세기와 17세기 사이, 아랍에서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배출되었는데요, 특히 아로마의 역사에서 ‘아비세나(Avicenna, AD 980~1037)’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는 이슬람의 보물 ‘장미’ 연구에 헌신한 대표적인 과학자였는데요, 그의 수많은 발명품 중에서도 ‘냉동 고리’ 증류법에 혁신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는 순수 에센셜 오일과 아로마 증류수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핵심적인 기술이 되었죠.


13세기, ‘아라비아의 향료’ 유럽을 사로잡다 

 지금까지도 아로마 마니아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로즈 플로랄 워터’, 일명 ‘장미수’는 당시에도 가장 있기 있는 향수였습니다. 중세의 십자군 원정을 계기로 장미수는 다른 희귀한 아로마 오일들, 그리고 증류 방법과 함께 서양에 전파됩니다. 이후 ‘아라비아의 향료들’은 13세기 전유럽에 걸쳐 인기 상품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죠.


 

14세기, 라벤더, 세이지, 로즈마리 등 토종 허브 연구 

 중세 유럽의 위생 상태는 처참할 지경이었습니다. 14세기 중기 유럽 전역을 휩쓴 페스트(Pest) 일명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는 몇 년에 걸쳐 1/5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때 페스트와 콜라라 등 심각한 전염병의 방역을 위해 아로마 오일이 각광을 받게 되었는데요, 당시 유럽인들은 전염성 질환과 병균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 바닥에 아로마 식물들을 뿌리거나 허브 다발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전해집니다.

 라벤더, 세이지, 로즈마리 등 유럽 토종 허브들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도 이즈음부터였는데요, 당시 유럽에는 동양과 같이 고무질 수지를 추출하는 나무 종류가 없었던 까닭에 자연히 방향성 식물에 대해 눈을 돌리게 된 것이었죠.

16세기, 대중적으로 확산된 아로마 오일

 16세기에 이르러 아로마는 점점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라벤더 증류수나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인쇄술의 발명으로 인해 1470~1670년 사이 수많은 허브 관련 서적들이 발간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17세기 후반 루이 14세 때를 기점으로 아로마는 전 유럽에서 커다란 붐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연금술사와 아로마 오일의 관계?

 한편 아로마 추출로 대표되는 새로운 증류법의 등장은 당시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들은 증류법을 활용해 비금속을 금으로 변화시키는 연금술에 몰두했는데요, 철학자들은 아로마 물질이 증류되어 순수 에센스로 제작되는 것처럼 인간의 감성 또한 정제되어 그 본질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르네상스 시기, 유행성 전염병의 방어책  아로마 오일

 르네상스 시기에 걸쳐 유럽 전역은 또 한 번 돌림병으로 신음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중요한 방어책으로 방향성 식물에서 뽑아낸 아로마 오일 성분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는데요, 덕분에 아로마 오일의 갖가지 화학 성분들이 약전에 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수세기에 걸쳐 약사들은 다양한 아로마 오일의 의약성과 적용 방법들을 분석, 기록합니다.


향수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 아로마 오일

 아로마에 대한 높은 관심에 힘입어 향수 산업과 증류 산업은 당대 가장 번창하는 산업으로 등극합니다. 특히 프랑스 그라쎄와 같이 북유럽 국가들에서 당대 명문가의 후원을 받는 향수 회사들이 번성하면서 오늘 날 ‘향수의 메카’ 유럽이 탄생하게 되었죠.

 이후 17세기 말엽에 이르러 향수 제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향수와 제약의 영역에 속했던 아로마와 화장품으로서의 향수가 서로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 아로마 오일에 눈 뜬 화학자들

 앞선 세기의 과학혁명, 그리고 18세기~19세기에 걸쳐 인류사에 큰 변혁을 몰고 온 산업혁명을 계기로 아로마 오일은 마침내 화학자들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앞 다퉈 아로마 오일의 다양한 구성 성분을 알아내는데 몰두하기 시작했는데요, ‘제라니올(geraniol)', '시트로네롤(citronellol)' 과 같은 특정한 화학 성분명이 탄생한 것도 바로 그 덕분이었죠.

19세기, 아로마 오일의 암흑기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화학자들의 열성적인 연구는 아로마 산업이 아닌 합성된 오일 유사물과 현대 제약 기술의 발전의 바탕이 되고 말았는데요,

 19세기 들어 천연 아로마 에센셜 오일과 유사한 성분을 가진 합성 화학 물질들이 대거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값비싼 아로마 오일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허벌 의학과 아로마 요법은 신뢰할 수 없는 민간요법으로 치부되었는데요, 이후 아로마 오일은 향수, 화장품, 향신료 정도로 그 용도가 제한되고 말았죠.


20세기 아로마 테라피(Aroma therapy)의 등장

 가정에서 전통적인 민간 요법 정도로 통용되던 아로마 오일은 20세기 들어 아로마 테라피(Aromatherapie)라는 용어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부각됩니다. 

 1928년 프랑스의 화학자인 르네 모리스 가테포세(Rene Maurice Gattefosse)는 최초로 ‘아로마 테라피’ 즉 향기 요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요, 그는 가업인 향수 산업에 종사하던 중 아로마 오일의 치료 작용에 주목하고, 합성된 대리물보다 자연 그대로인 아로마 오일 자체에 훨씬 높은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냈습니다.

 또 다른 프랑스인 의사이자 과학자인 쟝 발넷(Dr. Jean Valnet)은 아로마 오일을 특수한 의료와 정신적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를 1964년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ie)>라는 책으로 출판했는데요, 이밖에도 향기 요법의 이론과 임상을 한눈에 정리한 그의 저서『향기 요법의 실제 (The practice of Aromatherapie)』는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로마테라피의 교과서로 통하고 있죠.

피부 재생,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인정받은 ‘아로마 테라피’

 발넷의 연구 성과는 마담 마그리트 모리(Madame Marguerite Maury)에 의해 뷰티 테라피로 연구 발전되었습니다. 그녀는 아로마 오일이 피부 재생,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용과 마사지 분야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또한 ‘단순한 미용 목적을 넘어 아로마 오일을 정확하게 사용한다면 많은 의약용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죠.

 피부 미용을 넘어 친 환경 자연요법의 대안 의학으로 각광

 이후 거듭된 연구를 통해 ‘아로마 테라피’란 단순히 향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심리적 치료 효과를 넘어, 아로마 오일에 함유된 고유의 화학적 성분이 인체에 작용하는 약리적 효과 또한 탁월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20세기 후반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환경 오염 및 석유계 화학 물질의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아로마 테라피’는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는데요, 21세기인 현재까지도 아로마 오일과 아로마 테라피는 미용, 취미를 넘어 주류 서양 의학을 대체 혹은 보완하는 전통적 자연 치유법의 하나로 많은 나라에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서적: 『아로마 에센셜오일 백과사전』(현문사) 『살바토레의 아로마 테라피 완벽 가이드』(현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