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한 걸음 더

문재인-트럼프, 악수가 뭐라고!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두고 뜨거운 정치 외교적 이슈만큼이나 관심이 집중된 대목이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아니나다를까 오늘 포털 뉴스 헤드라인은 문재인-트럼프 두 한미 대통령의 악수에 관한 기사가 쏟아졌다.





‘4초간..." "훈훈한", "무난한" ‘5회 악수...’

 

 이 정도면 거의 ‘악수 기사’ 속보 전쟁 아닐까 싶다. 두 사람이 악수를 몇 번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한미정상 악수 특별 취재반’이 있나 싶을 정도다. 흥미로운 건 ‘기사 제목’. 여태껏 누구와 누가 악수를 나눴는데 몇 초, 그 악수가 무난했는지 유별났는지까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관심을 담아 쓴 헤드라인이 이전에도 있었던가...... 기사 내용은 더욱 정성스럽다.



 이런 친절하고 상세한 묘사라니! 문재인-트럼프 양국 대통령의 악수에 대중, 아니 기자들의 호기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이 된다.

 다행히 사진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지는 편안한 악수 장면이 연출됐다.

 이전 대통령들을 뭐 대단히 이뻐라 하지도 않았으면서도 그동안 외교 무대에 나선 우리 대통령들을 볼 때마다 어째 좀 무시당하는 느낌 아닌가? 살짝 굴욕적인데? 어쩐지 평등하지 않고, 왠지 당당해보이지 않아서 찜찜한 뒷맛이 남았던 적이 많았다. (혹시... 이런 것도 사대주의적 사고...?) 

 

 그런데 이번엔 뭔가... 시원하다. 한편 미국의 악동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첫 악수’ 과제를 무사히 마친 우리 대통령 모습에 괜스레 안도 되는 마음이랄까...... 대체 악수가 뭐라고!


 하긴, ‘악수’ 하나에 이렇게 호들갑을 떨게 된 이유가 있다. 상대가 바로 트럼프이기 때문이다. 그의 고약한 악수 버릇을 생각해보자. 

 그 첫 희생양은 아베 신조 일본총리! 

 지난 2월 미일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아베 총리의 손을 끌어당겨 세차게 흔들며 19초 동안 놓지 않았다. 당시 겨우 ‘트럼프 손아귀에서 풀려난(?)’ 아베의 묘한 표정은 지금 봐도 재밌다.


 

 

 다음 제물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지난 5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다소 심하다 싶게 위아래로 마구 흔들더니, 급기야 막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놓으려 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움켜쥐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기에 더해 이어진 6초간의 눈 싸움! 웃지 못할 미-프 두 정상의 모습을 보며 “대통령도 유치하긴 매한가지구만” 하며 위로 받은 아저씨들이 많았다는 설.


 이쯤 되면 대비 전략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상대의 손을 순간적으로 잡아서 끌어 내리며 상대방이 무게 중심을 잃고 자신에게 기우는 듯한 광경을 연출하는 ‘비 매너 악수 스킬’을 연마한 트럼프를 대비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필살기를 연마했다. 바로 트럼프가 악수하기 위해 손을 건네자마자 그의 어깨를 붙잡은 채 악수하기! 덕분에 모처럼 ‘평등’한 모습이 연출됐다. 역시 패기의 트뤼도!


  그의 고약한 악수 매너는 여성과의 만남에서도 여전하다. 



 최악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해프닝!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한 메르켈 총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와 나란히 앉아 사진을 촬영하던 중 기자들이 악수 포즈를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가 "악수할까요?"라고 묻자 트럼프는 못들은 척 메르켈 총리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솔직히 이건 다소 충격을 받을 정도의 비매너였는데, 악수로 외교를 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가 미국 대통령이고 말고를 떠나, 한 인간으로서 ‘참 덜 됐다’는 걸 보여준 최악의 광경이었다. 세상에 자기 집에 온 손님에게 이게 뭔 못할 짓인가. 친구들 차별하고 편애하는 못된 부잣집 어린이 같다! 


 트럼프의 유난스러운 악수외교에서도 보듯 현대 사회에서 ‘악수’란 인사를 넘어 또 하나의 비언어적 랭귀지가 되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악수는 대체 언제부터 인사로 사용된 걸까?


수 握手 handshake

인사, 감사, 친애, 화해 따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두 사람이 각자 한 손을 마주 내어 잡는 일. 

보통 오른손을 내밀어 잡는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참고해보면, 악수는 고대부터 전해진 오래된 인사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악수 예의나 악수 매너 같은 것도 따로 있는 걸까?

여기엔 일정한 규칙이 있다고 한다.


매너 있는 악수


1. 동성 사이일 경우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기혼자가 미혼자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예의로 여겨진다.


2. 남성과 여성의 경우

여성은 남성과 악수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단, 여성 쪽에서 손을 내밀었을 때에는 남성은 악수를 해도 된다. 

원칙적으로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 것이 예의로 받아들여진다.


3. 오른손? 왼손?

특정한 국가나 지역에서는 왼손은 불결한 손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오른손으로 악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서양에서는 부인은 장갑을 낀 채 악수해도 괜찮지만, 남성은 장갑을 벗어야 원칙이다.


4. 악수와 목례

일반적으로 악수를 하면서 머리를 숙여 절은 하지 않고, 

상대의 눈을 보면서 한다.


 나 같은 경우, 사회 생활을 하며 악수할 일이 적지 않았는데, 위와 같은 네 가지 원칙을 의식하면서 악수를 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괜찮은 사람들이 악수도 괜찮게 했던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악수란 으레 인사 같은 거라 기억에 남고 말고 할 것이 없는데, 그래도 어떤 경우 특별히,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악수들이 있기는 하다. 물론 극단적인 두 가지 경우다. 


 가장 좋았던 악수!

 시각 장애인이었던 어른이셨는데, 무척 부드럽고, 따뜻했다. 악수에 상대를 알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 분이 내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봤을 것만 같은 느낌. 


 가장 나빴던 악수!

 원하지도 않는데 당하는 악수! 나와 악수를 하면서도 눈은 다음 사람을 향하는 경우! 선거철, 정치인들 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스무 번 이상의 악수를 나누며 1차 만남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마지막 일정까지 몇 번이나 더 악수를 나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첫 ‘악수’의 여운이 지속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