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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TV

<쌈,마이웨이>7화 “떨린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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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본방 사수하는 드라마가 생겼다.

<쌈,마이웨이>

KBS 2 월·화 밤 10:00

   주연: 김지원, 박서준, 안재홍, 송하윤

 연출: 이나정, 김동휘  |  극본: 임상춘

짠내 나는 그 관계 “조강지친(糟糠之親)”  

 오늘 방송된 7회에서 동만이는 "니네가 그냥 친구 사이가 아니면 대체 뭔 사이냐?"는 무빈의 질문에 “조강지친(糟糠之親)”이라는 명대사를 막 내뱉은 참이다. 

 애라와 무빈의 데이트를 질투하는 동안 애라에 대한 마음을 깨닫게 된 동만은 본심을 억누르며 또 한번 제동을 건 상황. 

 하지만 곧 이어지는 애라의 결정적 카운터 펀치! 

 첫 사랑에 빠진 고삐리 마냥 순진한 얼굴로 애라에게 열렬히 구애하던 순정남 무빈이가 실은 일본인 약혼녀를 두고도 애라를 이용한 천하의 나쁜 놈이었다는 진실이 드러난 지금, 이번에도 역시나 한걸음에 달려가 애라의 눈물을 닦아 주는 동만이에게 애라가 던진 회심의 한마디!

“내가 사람을 만나든 말든 니가 무슨 상관인데? 왜 사람을 안아?

내가 나대지 말라고 했지? 너 진짜 큰일 난다고 했지?“


“니가 똑바로 하고 다니면 내가 왜 나대, 어?

니가 맨날 쳐 울고 다니고, 똥이나 밟고 다니니까 내가...”


“아, 떨린단 말이다!”


“뭐?”


“떨린다고......너 그럴 때마다 내가 떨린다고!

...... 떨려...... 나 지금 이상하다고”


 맙소사! 마침 흘러 나오는 BGM이 무려 “질투”다. 심지어 마지막 씬의 저 카메라 워킹이라니......

 아, 감독님 미쳤다!

 

 실은 김지원, 박서준처럼 예쁜 배우들이 너무 티 나게 망가지려고 작정한 드라마 같아서, 어쩐지 몸에 안 맞는 옷 입은 듯 어색한 느낌 때문에 첫 회에는 눈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주말에 우연히 재방송을 보다가 푹 빠지고 말았다. 아이돌처럼 예쁜 배우들이 나오는데 정서는 완전 B급. 오호~ 취향저격!

애증만땅 조강지친(糟糠之親)들의 티격태격 밀당기!

 스토리는 대강 이렇다. 어려서부터 한 동네에서 남녀 구분 없이 볼 꼴 못 볼 꼴 다 보고 자란 소꿉친구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남사친, 여사친으로 서로 앞집에 이웃해 산다. 

 각자 니 사랑 내 사랑 찾아 다른 상대와 연애를 하지만, 만나면 아웅다웅 티격태격 간섭하고 못 잡아 먹어 안달인 친구인 듯 애인 같은 애인 아닌 친구 관계.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걱정인지 질투인지, 사랑과 우정 사이 헷갈리는 감정을 발견하는 두 바보. 다른 사람과 썸 타는 서로를 지켜보며 안달이 난다. 문득 깨닫게 된 질문! 우리 둘 사이, 썸이니 쌈이니?

 보다시피 이야기 구조는 별 새로울 게 없다. 그동안 익히 보아온 남사친, 여사친 드라마의 흔하고 익숙한 구도인데...... 근데 이 드라마, 뭔가 진부함을 살짝살짝 비켜가는 재미가 있다.


 반짝반짝 자체발광 캐릭터들!

 첫 번째, 무엇보다 반짝반짝하는 캐릭터들! 

 한 때 천방고 짱이자 촉망받는 태권도 선수였지만 지금은 온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진드기나 잡고 있는 장래 격투기 유망주 고동만(박서준).

 한 때 꿈은 뉴스 데스크 백지연, 현실은 백화점 인포 데스크 최 양. 고양이보다는 개같은 여자 최애라(김지원).

 둘 다 가뜩이나 변변찮은 일자리마저 지금 막 때려치우고 동반 백수가 되었다. 즉 빛나는 청춘은 커녕 현실은 한 없이 찌질한 상황.

 대책 없이 신나고 씩씩한 얘네들, 왜 이렇게 사랑스럽니?

 하지만 이 캐릭터들, 퍼질러 앉아 엉엉 울어도 모자랄 판에 주눅은커녕 대책 없이 신나고 씩씩하다. 달동네의 구질구질한 살림살이조차 얘네들만 나오면 반짝반짝 빛이 난다. 궁상맞은 옥상 ‘남일바’마저 근사한 루프 탑 스카이 라운지로 트랜스폼!(CG랑 조명빨 인정합니다;;)

 원래도 또래 배우 중 연기를 좀 하는구나 했는데 박서준, 김지원은 이번에 완전 인생 캐릭터 만난 느낌. 대사 주고 받는 합이 꽤 괜찮다. (옛날 <메리 대구 공방전>에서 지현우랑 이하나 보는 느낌이랄까.) 

 특히 오랜만에 드라마에 등장한 상남자 캐릭터 고동만이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으로도 쭉~ 남사친 여사친 "판타지 로맨스"

 고동만과 최애라 캐릭터만 본다면 마치 이 시대 청춘의 힘겨움이 녹아있는 리얼리티가 나올 것 같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엄연히 남사친 여사친을 내세운 판타지 로맨스다. (유령도 도깨비도 안나오는데 왜 판타지냐고 물으신다면, 현실에 이런 관계는 없다. 그저 드라마 작가님들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남사친여사친 월드일 뿐! 없어, 없다고!)

 반면 현실 파트를 담당하는 건 연애만 6년 된 사내 커플 김주만(안재홍)과 백설희(송하윤) 스토리. 

 나날이 고구마 100만 개짜리 답답함을 양산하는 중인 이 커플 외에도 순대 코치님, 빌라 주인 아줌마, 홈쇼핑 최부장님 등등 깨알 같은 캐릭터들이 드라마의 재미를 받쳐주고 있다.

 하지만 자, 지금은 일단 동만이와 애라의 ‘판타지’에 집중!

 취향저격 감각적인 대사빨

 드라마의 또다른  빅 재미는 단연코 감각적인 “대사”. 유치하지 않으면서 요즘 정서를 저격하는 톡톡 튀는 대사, 뻔할 듯 뻔하지 않은 찰진 대사들이 귀에 착착 감긴다. 물론 배우들의 대사 소화력도 만점!

 어쩌면 현실보다 더 무시무시한 시월드 판타지(실제로 연속극처럼 무서운 시월드는 요즘 세상에 찾아보기 힘들다), 김밥에 단무지가 빠질 수 없듯 대한민국 연속극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출생의 비밀, 부모님의 결혼 반대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남사친, 여사친 판타지 또한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따라서 돌고 도는 진부한 소재를 새롭게 포장해서 시청자들에게 어필해야할 지점은 어쩌면 시대의 트렌드에 맞춘 캐릭터와 대사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좌우간 오늘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썸이 될지 쌈이 될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어쨌거나 보고 나면 기분이 청량해져서 좋다. 어여쁜 두 청춘의 썸을 애정을 담아 지켜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