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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TV

<비밀의 숲> 11화, 마침내 어둠의 숲을 빠져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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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리즈의 중반전까지는 심지어 황시목을 포함해 주요 등장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면, 오늘 방송된 11화부터는 마침내 '악(惡)'의 실체적인 모습이 하나씩 베일을 벗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주 10화에서 김가영에게 정기적인 성상납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구속을 눈 앞에 두었던 경찰서장은 마지막까지 이창준을 등에 업고 빠져나가려 했지만 황시목과 한여진의 콤비 플레이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여전히 제 한 몸 살길만을 모색하느라 약삭 빠르게 동분서주하던 서동재는 결국 이창준을 따라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리고 우연히 이윤범과 이창준이 공모 중인 불법 무기 수입 시도를 알아채고 또 한 번 이윤범과 이창준 그리고 황시목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토록 드라마틱한 리얼리즘!

재벌 회장 사위로 국가 최고 권력기관에 입성한 전 검찰 간부 출신의 청와대 수석, 대기업 회장과 청와대, 국방부가 공모해 일본산 불량 무기를 유럽산으로 둔갑시키는 1조 원대 규모의 “방산 비리”까지, 한 정치 로비스트의 타살로 시작된 드라마 속 사건의 스케일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어마어마해지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토록 드라마틱한 설정이 실은 최근 대한민국 뉴스를 버젓이 장식하고 있는 현실과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 더구나 국민들은 더 이상 충격과 경악을 느끼기조차 식상할 정도로 드라마 같은 현실의 뉴스에 익숙해졌다. 한 때는 스트레스 잔뜩 받으며 보던 대형 뉴스를 하루하루 일일 드라마 보듯 지켜보게 된 경지에 오른 황당한 현실이라니, 이토록 드라마틱한 리얼리즘이 또 있을까 싶다.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긴장감 

아직 완벽하게 안개가 걷히지 않은 검은 새벽 숲을 헤매는 듯, 드라마는 비밀의 숲을 조심스럽고 힘겹게 빠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여느 드라마였다면 슬슬 시청자들이 나름의 예상을 맞춰가는 재미도 느낄 때가 되었건만 <비밀의 숲>은 오늘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단 한 치 앞조차 뻔하게 점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과 매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더더욱 궁금한 것은... 김가영이 내뱉은 ‘숫자 07’, ‘춥고’, ‘축축하다’는 단서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마 나만 모르는 거 아니죠? 그렇죠, 작가님?


실체적 진실에 대한 퍼즐은?

드라마 전개 후 두 번 째 구속자가 탄생했지만 경찰 서장의 범죄 혐의는 청소년 보호법 위반과 피해자 납치일 뿐. 그가 병원에서 김가영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애초에 김가영을 살해하려했던 범인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시작점이라 할 로비스트 박무성을 살해한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이를 통해 은폐하고자 하는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한 퍼즐은 전혀 맞추어지지 않았다는 점.  


<비밀의 숲>은 어느덧 중반을 넘어 달리고 있다. 하지만 수거해야할 떡밥은 워낙 많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사건의 아귀를 맞추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아쉬운 것은 그 덕분에 황시목과 한여진 등 명불허전 캐릭터들의 합이 돋보일 시간이 없다는 점. 이전 포스팅에서 러브 라인 말고 일만 하는 동료 케미 운운했었지만 조승우, 배두나 이 좋은 배우들의 섬세하고 수려한 콤비 플레이를 좀 더 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은 지나친 욕심인걸까? (로맨스 정말 없는 건가요?!)

다행히 일요일 방송될 12화에서 특임팀(‘튀김팀’ 아님!)의 첫 회식이 준비돼 있다니 내일도 본방 사수!